간호학생의 임상실습 대처경험
연구 참여자들의 임상실습 대처경험 자료 분석 결과, 7개의 범주, 15개의 하위범주, 46개 관련 개념들이 도출되었다(
Table 1). 패러다임 모형을 적용한 결과, 간호학생들의 임상실습 대처경험의 중심현상 및 핵심범주는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trying to be a meaningful presence)로 나타나 그림으로 제시하였다(
Figure 1). 각 패러다임 모형의 범주별로 포함된 하위범주와 개념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Table 1>
Concepts, Subcategories, and Composition of Paradigm Related to Coping Experience in Clinical Practice of Nursing Students
Concepts |
Subcategories |
Categories |
Composition of paradigm |
Having vague feeling, or uncertainty |
Being placed in a unfamiliar environment |
Being placed in a unfamiliar environment |
Causal condition |
Being anxious |
Being excited |
Not established instructive housing during clinical practice period |
Not a stable clinical practice conditions |
Stressful clinical practice |
Contextual condition |
Feeling a threat to security |
Burden of cost |
Incoherent attitude of clinical instructors |
Various clinical practice |
Big deviation in educational circumstance environments |
A sense of distance between nursing reality and the ideal |
Burden of task |
A heavy burden |
Physical burden |
Psychological burden |
Inexperience |
A limited role as a student |
Repetition of a assistant work |
Lachrymosity |
Insecure right of a student |
Insufficient student’s right in clinical practice |
Learning actively |
Overcoming inexperience |
Diverse coping strategies |
Action/Interaction strategies |
Practicing basic nursing skills |
Making the therapeutic relationship |
Behaving sensibly |
Receiving the recognition from the clinical instructors |
Doing an nasty job |
Taking the lead |
Having positive mindset |
Governing mind and body |
Talking empathetically |
Refreshing mood |
Managing fitness |
Clearing the mind |
Avoiding |
Assistance of clinical instructor |
Support from people |
Helpful coping resources |
Intervention condition |
Support and guide of professor |
A preceding practice |
Personal experience before clinical practice |
Various experience of social activities |
Member composition for a practice partnership among members |
Dynamics with partners |
Increasing ability for relationship formation |
Having adaptable capacity on the spot |
Becoming nursing personnel |
Consequence |
Growing familiar with clinical practice environment |
Improvement of susceptibility to recognize surroundings |
Improvement of nursing skills |
Open-minded and flexible attitude |
Becoming mature |
Becoming tenacious |
An opportunity for self questioning |
Realizing the importance of life |
Being motivated to study |
Confirming identity as a student nurse |
Increasing self-esteem as a student nurse |
Realizing the importance of clinical practice |
Being found their aptitude and way for nursing |
Figure 1.
The paradigm model of coping experience of nursing students in clinical practice
● 중심현상(Central phenomenon)
중심현상은 상황을 유발하거나 조절하는 사건들에 내재되어 있으며 일련의 작용/상호작용에 의해 다루어지고 조절되거나 관계되는 중심생각이나 사건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였다. 간호학생들은 낯선 임상실습 현장에서 정식 구성원이 아닌 이방인으로서 환영받지 못하고 간호사나 환자, 보호자의 눈치를 보며 적응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스스로 부족한 간호기술이나 지식을 익혀서 낯선 임상실습환경에서 간호사나 환자, 보호자들에게 인정을 받음으로써 그들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였다.
● 인과적 조건(Causal condition)
패러다임 모형에서 인과적 조건은 현상을 일으키거나 발전시키는 사건들로 구성된 원인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의 인과적 조건은 ‘낯선 환경에 놓여짐(being placed in a unfamiliar environment)’이었으며 하위범주로 ‘막막함, 불안함, 설레임’이 도출되었다. 학생들은 학교를 떠나 처음으로 임상실습현장(병원, 지역보건소, 등)이라는 낯선 환경에 놓여 짐으로써 예측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 막연함과 막막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떤 것을 준비해야할지, 실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할지를 몰라 힘들어 하였다. 막막함과 함께 학생들은 다양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경험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환자, 보호자, 간호사 등 실습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간호술기에 대해 미숙한 자신을 인지하고 실수할까봐, 그로 인해 꾸중을 듣고 학교를 망신시키는 학생이 될까봐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실습 시 육체적으로도 힘들다는 사전정보로 인해 걱정을 하고 있었다. 한편 막막하고 두려운 가운데 실제 간호현장에 한 발 더 다가간다는 면에서 실습에 대한 설레임도 있었다.
정말 실습초기에는 교수님들이 너희가 들어가서 아무것도 안하지 말고 눈치껏 해라 라고 하였는데 막상 들어가니까 눈치껏 하라는 게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고 그랬어요. 처음에는 머릿속이 백짓장이 되는 것 같았어요.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랄까...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선생님 앞에서 어떻게 질문을 해야 하는지 걱정이 되었어요.
막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아, 내일 가서 사고 치면 어떡하지, 혼나며 어떡하지? 걱정이 많았어요. 학생이라고도 혈압이나 이런 걸 못 믿으시면 어떡하나, 거부하시면 어떡하나가 제일 컸어요. 제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할지 몰랐고 이런 두려움이 저를 긴장하게 만들었어요.
특히 정신과를 처음 같을 때 거의 패닉상태였어요. 일반 병동을 가도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을텐데 질병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힘들었어요. 혹여 내가 어떤 말을 해서 환자의 질병이 더 악화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무서웠어요.
● 맥락적 조건(Contextual condition)
맥락적 조건이란 어떤 현상에 속하는 특정한 속성으로 현상에 속하는 사건들의 위치를 말한다. 간호학생들의 임상실습 대처경험의 경우 ‘안정적이지 않은 실습여건, 다양한 실습교육환경, 과중한 부담감, 학생신분으로서의 역할한계, 보장되지 않는 실습학생의 권리’의 다섯 가지 하위범주가 도출되었다. 첫 번째, ‘안정적이지 않은 실습여건’으로는 교육적인 실습 숙소가 구축되어 있지 않음, 안전에 위협을 느낌, 경제적 부담감의 세 개념이 포함되었다. 구체적으로 실습지가 학교에서 거리가 떨어진 원거리 실습의 경우 따로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나 숙소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고시원, 모텔 등 교육적인 환경이 아닌 장소에서 실습을 다녀야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오전실습의 경우 아침 6시~7시에 나가고 저녁실습의 경우 밤 9시~10시에 끝나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문제도 있었다. 거주지에서 거리가 먼 경우 추가적인 교통비가 들거나 실습기간동안 기숙사 등의 기존에 확보된 숙소에 지불하는 비용 외에 원거리 실습숙소에 숙소비를 추가적으로 지불해야하는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었다.
두 번째 ‘다양한 실습교육환경‘에는 표준화되지 않은 현장지도자, 편차가 큰 교육환경, 간호현실과 이상과의 괴리감 등의 개념이 도출되었다. 현장지도자인 간호사들이 학생들에게 차갑게 대하거나 잘하지 못할 때 혼내는 경우에 학생들은 힘들어 했다. 또한 학교실습에서는 무균술 등을 교과서적으로 배우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것과 다르게 하고 있을 때 혼란스러워했다.
세 번째, ‘과중한 부담감’의 범주에는 ‘과제부담감, 신체적 부담감, 심리적 부담감’이 포함되었다. 신체적 및 심리적 부담감은 실습 첫날인 경우 가장 심했다. 실습 중에도 긴장하고 오래 서 있는 경우가 많아 실습지에 따라 하루 종일 서있는 경우도 있는 반면에 할 일이 없어 하루 종일 할 일이 없는 경우에도 힘들어했다. 또한 실습뿐 만 아니라 현장지도자 또는 실습강사로부터 부여되는 조사과제, 케이스 발표 과제나 퀴즈 등을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며 실습이외의 시간에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여 신체적 부담감이 가중되었다.
똑같은 상황에서 어떤 분은 센스 있다고 칭찬하시고 어떤 분은 잘못했다고 꾸중을 하시는 경우에는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또 같은 병동이어도 팀별로 약물 믹스 같은 걸 해볼 기회가 많은 경우도 있고 그런 걸 못하고 바이탈만 재고 관찰만 하는 경우도 있어서 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아요. 저희한테 어려운 질문 안하시고 선생님들 성격도 무난하시고 할 일도 적당히 있으나 요령껏 쉴 때는 쉴 수 있고 보통 그런 데를 꿀실습지라고 해요.
첫 날은 되게 긴장하는 편이예요. 첫 실습이 하필 수술실 이었는데 또 지각을 했어요. 그래서 되게 무서웠죠. 제가 아침을 거의 안 먹어요. 실습하는데 정말 못 서있겠는 거예요. 그래서 자리를 옮겨서 다시 앉았는데 다시 못 일어나겠더라구요. 일어나다가 의자에서 그냥 이렇게 쓰러졌어요. 저혈당이 와 가지고 손이 막 이렇고 떨리더라구요. 막 식은땀이 나고....일찍 일어나야 하고 어디서 부를지 모르니까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고 앉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니까...
1학기 때는 밤새고 거의 과제를 하고 한 시간 자고 바로 9시에 또 근무 하러 가서 약간 좀비처럼 내가 환자같이 이러고 다니는데 조금 힘들긴 했어요. 처음에는 그 과제를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막막했고 무슨 자료를 어떻게 조사해야할지... 환자들을 만나고 하는 것 시키고 그렇게 힘든 것 같지 않은데 과제하고 그거 때문에 늦게 자고 악순환이 되고 더 피곤해지고..과제도 하고 퀴즈도 보고 그런 게 힘들었어요.
네 번째 ‘학생신분으로서의 역할한계’에는 ‘미숙함, 단순보조업무의 반복’의 개념이 포함되었다. 학교에서 이론공부를 하고 실습을 가도 모든 교과목의 전체 내용을 다 배우고 가는 것이 아니고 또한 이론과 실제상황은 달라서 대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특히 아동간호나 정신간호 상황에서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의학용어에 대해 낯설고 빠른 인계내용 등을 이해하지 못해 힘들어했다. 기본간호술기에 있어서도 환자에게 직접하다보니 처음에는 자신감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활력징후 측정이나 환자이동 등 기본적인간호술기가 익숙해진 다음에는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어서 단순반복 업무, 직원이 하기 싫은 귀찮은 일 등을 하게 되어 역할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다섯 번째, ‘보장되지 않는 실습학생의 권리’에는 ‘서러움, 학생 권리옹호를 위한 제도 미흡’의 두 가지 개념이 도출되었다. 간호사는 아픈 환자를 돌보는 직업이지만 정작 학생들은 실습도중에 몸이 아파도 나머지 실습시간을 채우도록 요구받는 경우가 있었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닌 가 의심을 한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또한 실습학생으로서의 집안 경조사가 있어도 실습은 참석해야한다는 등 비인간적으로 느낄 정도로 의무만이 강조되고 권리를 옹호받을 수 있는 부분은 부족하다고 느꼈다.
어떤 분은 바이탈도 맡겨주지 않으셔서 하루 종일 할 게 없어서 따라만 다닌 적도 있어요. 선생님들이 베드 옮겨달라는 걸 엄청 자주 시키세요. 물론 모니터링 같은 것을 배우기도 하는데 만약에 선생님한테 배우고 있다고 해도 학생 이리와 봐 그러니까 이걸 배워야하는 상황인데 저걸 이동 시키라고 하니까 제가 여길 온 건 배우러 온 건데 환자를 이송하러 온 게 아닌데 그 역할이 좀 약간 혼란스러웠어요.
응급실 실습을 할 때 점심 때 칼국수를 먹고 체해서 수간호사님께 아프다고 하니까 실습시간을 다 채우고 가라고 하셔서 시간을 채우다 상황이 더 악화되어 입원해서 수액을 맞고 나온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시간을 다 채우라고 하시는 건지 저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섭섭했습니다.
● 작용 및 상호작용전략(Action / Interaction strategies)
작용 및 상호작용은 직면한 문제나 상황을 조절해나가는 전략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실습학생들은 임상실습현장에서 ‘미숙함 극복하기, 현장지도자에게 인정받기, 심신 다스리기’ 등 세 범주의 대처전략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갔다. 첫 번째 ‘미숙함 극복하기’에는 ‘적극적으로 학습하기. 기본 간호술 연습하기, 치료적 관계형성하기’의 세 가지 개념이 포함되었다. 미숙함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학습하기에서는 실습을 가기 전에 미리 실습병동에 입원한 대상자들의 주요 질환에 대해 공부하는 사전학습을 하거나 실습경험이 있는 동료들로부터 정보를 얻었다. 실습 인계책을 만들어서 병동분위기, 복사시설 등 병원주변 편의시설 등을 인계하는 방법을 통해 체계적으로 도움을 받기도 했다. 실습현장에서는 잘 모르거나 질문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 메모를 하여 임상실습지도자에게 물어보거나 집에 와서 교과서나 인터넷 등을 찾아보는 방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식을 습득하고자 노력하였다. 지식 적인 것 외에 기본간호술기의 경우 미숙함을 극복하기 위해 활력징후 측정의 경우 실습동료 간에 서로 해본다든지 여러 번 반복하여 익숙해지도록 애썼고 간호사를 적극적으로 따라다니면서 관찰을 하여 익히기도 하였다. ‘치료적 관계형성하기’에서 학생들은 처음에는 환자들이 무표정하거나 호의적이지 않아서 다가가기 힘들어했으나 지속적으로 친근하게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면서 관계가 호전되는 경험을 하였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밝은 표정을 유지하고 인사 잘하기, 먼저 다가가고 거부하더라도 계속 다가가기, 대화 많이 하기 등을 통해 치료적 관계형성을 위해 노력하였다.
두 번째로 ‘현장지도자에게 인정받기’는 ‘센스 있게 행동하기, 궂은 일하기, 스스로 할 일 찾아하기’ 등의 세 가지 개념이 도출되었다. 학생들은 실습병동의 수간호사나 담당간호사에게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물품위치를 미리 파악하여 필요할 때 재빨리 가져오거나 일상 업무를 파악하여 필요한 일을 눈치 빠르게 도와주고 소변을 비우는 일과 같은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등 부단한 노력을 하였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실제로 환자에게 실습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거나 칭찬을 받기도 했다. 또한 따라다니는 것이 부담스러워하는지 아닌지, 바쁜 업무 중인지 아닌지 등 담당간호사의 특성이나 상황을 파악하여 거슬리지 않게 행동하려고 애썼다. 그 외에도 인사를 잘하고 밝은 표정으로 적극적으로 할 일을 찾아서 하고 호출에 빠르게 응답하는 등 스스로 할 일을 찾아서 현장에 대처하려고 노력하였다.
처음에는 저도 다가가기가 무서웠어요. 무표정이라서... 그렇지만 질병쪽으로 다가가지 않고 병실에 자주 들락거리면서 그분 식사 때 행동이나 혈당 잴때도 파트너한테 말해서 그 분 혈당은 제가 재겠다고 하고 혈당재면서 대화도 하고 중간 중간 찾아가서 뭐 도와드릴 것 없냐고 하면서 좀 친해졌던 것 같아요.
세 번째로 ‘심신 다스리기’에는 ‘긍정적 마인드 갖기, 공감적 대화하기, 기분전환하기, 체력관리하기, 마음비우기, 회피하기’의 여섯 가지 개념이 도출되었다. 학생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실습지만 갈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받아들이고 담당간호사가 호의적이지 않아도 이를 수용하려고 노력하였다. 오히려 본인이 간호사가 되면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긍정마인드로 대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본인의 실수나 잘못이 아닌데도 학교이미지에 손상을 줄까봐 내색하지 않고 억지로 참고 마음으로 속 끓이는 경우도 있었고 몸이 아파도 참고 실습을 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실습을 하는 간호학과 친구들과 점심시간이나 실습 후에 대화를 통해 경험을 나누고 위로를 받는 등 정서적 공감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 외에도 맛있는 것을 먹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야외로 놀러가면서 기분전환을 하였다. 실습을 하면서 체력적 소모를 보완하기 위해 낮 근무의 경우 전날 잠을 일찍 자거나 아침은 간단하게라도 꼭 챙겨먹으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오래서있는 실습의 특성상 하지부종과 통증예방을 위해 탄력스타킹을 신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때로는 담당간호사가 따라다니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 환자에게 더 많이 가 있거나 집담회 시간에 질문을 많이 해서 가능한 병동에 가 있는 시간을 줄이는 등 상황을 회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시트를 가는 와중에 손이 빨랐어야 했는데 제가 너무 느리게 해서 선생님이 도움이 안 될 거면 뭐 하러 와 있냐고 하시는 거예요. 그 순간은 내가 잘못한 거구나 억울하기도 한데 잘못한 것 같기도 하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억울한 거는 억울한 거고 그 순간에는 억울했지만 그래도 그 분들은 직장인 곳에 실습하러 간 거잖아요. 민폐를 끼친 것 같아서 마지막에 나올 때 죄송하다고 하고 나왔어요. 그 선생님도 좋게 말씀해주셔서 잘 끝났거든요.
● 중재적 조건(Intervening condition)
중재적 조건은 보다 광범위한 구조적 전후관계로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조건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하위범주로 ‘주변인의 지지, 실습 전 개인의 경험, 실습조의 역동’의 세 가지 중재적 조건이 도출되었다. 첫째 간호학생들이 인식하는 ‘주변인의지지’는 ‘현장지도자의 도움, 교수의 지지와 안내’ 등이 있었다. 실습병동의 수간호사나 담당간호사가 친절하고 관심을 가지고 교육을 해주거나 실습을 직접 해보게 해주는 경우 더 적극적으로 실습할 수 있었다. 또한 컨퍼런스 때 지도교수가 힘든 상황을 들어주고 정서적 공감을 해주었을 때 실습에 잘 적응할 수 있었는데 학생들이 지정장소로 찾아가는 것보다 병원으로 직접 찾아와주는 경우 엄마같이 보호자를 만난 느낌과 같은 정서적 지지를 느꼈다. 또한 컨퍼런스를 통해 체계적인 임상간호지식을 쌓아 환자를 간호하는데 자신감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실습 전 개인의 경험’은 ‘사전학습과 다양한 사회활동경험’의 두 가지 개념이 있었다. 실습 전에 의학용어 또는 기본 간호술 프로토콜 숙지, 임상경험자들의 조언 등을 통해 사전학습을 하는 경우와 어린 동생을 돌보거나 노인시설봉사활동 또는 서비스직 아르바이트 경험 등 관련 사회활동경험이 있는 경우 실습에 더 잘 적응하였다.
세 번째 학생들이 실습을 하는 동안 실습조원간의 역동이 매우 중요했는데 특히 실습조원의 구성과 실습조원 간 파트너십이 주요개념이었다. 마음에 안 드는 조원이 있거나 실습기간동안 따로 행동하는 경우는 실습 내내 서로 힘들어했고 서로 모르는 부분을 알려주고 눈치 있게 행동해서 도움이 되어 원만하게 실습을 마칠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에 뒤처지는 친구가 있어도 끝까지 같이 가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낯선 환경에서 교수님을 뵌 순간, 엄마 같은 느낌? 교수님이 오늘 어땠냐고 힘든 점은 없었냐고 물어봐주시고 힘든 점 얘기하면 교수님께서 토닥토닥해주셨어요. 또 감정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좋았어요.
같이 힘든 것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적응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어요. 진짜 같이 실습나간 친구들 없이 혼자 병동 나갔으면 실습 못했을 것 같아요
● 결과(Consequence)
본 연구에서 간호학생들의 임상실습 대처경험의 작용·상호작용의 결과는 ‘현장 적응력이 생김, 성숙해짐, 간호학생으로서의 정체성이 생김’의 세 가지로 나타났다. 첫째 응급상황, 일상적 업무패턴 등과 같은 임상실무에 대한 판단력 뿐 만 아니라 현장지도자의 상황에 대해 눈치가 빨라져 자신만의 실습노하우가 생겨 현장적응력이 증가하였다. 또한 학생들이 주로 반복해서 하는 기본간호술기에 대해 익숙해지고 환자, 가족, 의료진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소통하면서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의사소통에 대한 자신감이 증가하였다.
평소에 먼저 말을 거는 성격도 아니었고 정신질환자들은 더더욱 다가가기 힘든 존재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해야 하는 일이고 내 직업이 이런 것들도 다 수용해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더라구요. 또 다른 병동에선 노인 환자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원래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정이 없어서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그 분들의 표정이나 말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주고 있고 먼저 가서 말도 하고 하면서 적응력이 좋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두 번째 결과로 ‘성숙함’이 있다. 많은 사람들을 접하고 실수를 통해 담대함과 초연함이 생기고 다른 사람의 태도에 연연하여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사고가 유연해졌다. 환자나 보호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자기성찰을 통해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감사하는 마음과 죽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느끼게 되었다. 세 번째로 간호학생으로서의 정체성이 생기게 되었는데 이론과 실제의 연결고리로서 실습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론 강의를 열심히 들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되고 롤 모델이 되는 간호사들을 보면서 간호사로서의 자긍심도 커졌다. 또한 이론 강의 때는 몰랐던 간호직에 대한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알게 되어 진로를 정하는데 도움을 받기도 했다.
되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부모님이랑 가족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해보고 아, 정말 내가 휴학을 해야 되나.. 막 이렇게 했었는데 그 후에 실습을 나가 봤는데 되게 그냥 좋은 직업이구나, 되게 재미있다를 많이 느낀 것 같아요, 처음 실습지에서 검사 이런 거 보는 거 책에서만 봤는데 이렇게 실제로도 보는구나. 아님 책에서 봤는데 실제로 보니까 기억에 더 잘 남고 너무 좋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