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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Acad Soc Nurs Educ > Volume 24(1); 2018 > Article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남자간호사의 경험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and share experiences of male nurses who have been rejected during their nursing practice by their patients.

Methods

The participants were 12 male nurses who have worked in several hospitals. Data were collected through personalized in-depth interviews.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with the content analysis method.

Results

The results can be categorized into three main themes. 1. Rejection based on gender stereotypes of nurses’ roles. 2. Nurses’ reactions when nursing was rejected 3. Reestablishing the role as a nurse. The results of this study showed that male nurses were struggling to maintain their own positions as professional nurses. They were refused by their patients and they experienced a lack of skill and knowledge in nursing practice. They were harmed physically and psychologically from being turned down, and sometimes they had serious conflicts with female nurses. Meanwhile, the male nurses tried to be faithful to their role as professional nurses.

Conclusion

The results of this study show the following findings. 1. The male nurses’ experiences where mostly ones of understanding and cooperation with patients’ caregivers. 2. The need for public relations advertising and systematic support from the media. 3. The need for improving gender equality for nurses. 4. Strengthening male nursing students’ endeavors for sound nursing professionalism.

서 론

연구의 필요성

2017년 현재 전체 간호사 375,245명 중에서 남자간호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3%(12,276명)로 2012년 1.5%비교 최근 5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Publicizing Department of Korean Nurses Association [PDKNA], 2017). 미국의 7%, 일본의 6%와 비교하면 아직은 많지 않지만 간호대학에 진학하는 남학생 비율이 급격하게 늘고 있어 10년 이내에 선진국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Hwang, 2014).
그러나 남자간호사들은 이러한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여성의 직업으로 여겨지는 직업적 이미지와 성 고정관념과 같은 편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 고정관념은 성별에 따라 다른 특성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관념으로 성격 특성, 신체적 특성, 인지 혹은 행동 특성과 함께 직업 특성도 포함된다. 남녀 모두 어떤 활동이나 역할을 동등하게 할 수 있음을 인지적, 이성적으로 인정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는 성 고정관념을 쉽게 배제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Son, 2007). 환자들은 남자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는 역할에 부적절하다는 선입견을 가진다(Sochalski, 2002). 남자간호사에게 간호를 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불편함과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Ahn, Seo, & Hwang, 2009; Rowlinson, 2013).
남자간호사는 이성인 대상자의 간호활동에서 자타로부터 제한받는다(Jung & Park, 2011). 젊은 여자환자에 대한 특정한 간호수행에 어려움이 있으며, 일부 여자환자는 남자간호사를 거부한다. 예를 들면, 유방수술환자의 드레싱, 도뇨와 관장, 욕창사정과 삭모, 환의교환, 젊은 여자환자만 있는 병실출입 등에서 어려움이 있다(Kim et al., 2016). 반면 남자의사는 여성대상자로부터 거부감 없이 진료 할 수 있는 현상을 경험하면서 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까지는 의사와는 차별적임을 인식한다(Jung & Park, 2011). 남자간호사는 행정 분야나 특수부서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남성의 강한 체력, 객관성, 집중력 등의 특성이 도움이 되고, 간호 실무에서 성 역할과 관련된 어색함을 피하도록 해주며, 성에 상관없이 간호사로서 수행능력에 존중 받는 등 여성 직업에서 경험하는 성 역할 긴장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Ahn et al., 2009).
Seo (2013)의 연구에서 성 고정관념에 대한 스트레스는 남자간호사가 여자간호사보다 더 높게 나타났으며, Park, Ha와 Lee (2014)의 남자간호사 이직의도에 관한 연구에서도 성 고정관념이 높을수록 이직의도가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향후 남자간호사의 수적 증가와 함께 일반병동으로의 업무분야 확대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 질 전망이다. 임상간호사에게 요구되는 간호역량은 남자간호사에게도 동일하게 요구되며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 자신의 성적 정체감보다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로서 자질을 갖추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간호역량을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다(Yoo, 2015).
이러한 의료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남자간호사의 간호실무 경험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성 고정관념으로 인해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험은 남자간호사의 역량 확보 및 전문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며 이는 남자간호사의 이직의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간호행위 거부경험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와 이에 따른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태이다.
우리나라의 남자간호사의 간호실무경험에 관한 연구는 남자간호사의 실무적응경험(Son, Koh, Kim, Moon, & Yi, 2003), 남자임상간호사의 경험에 관한 내용분석(Ahn et al., 2009), 남자간호학생의 분만실 실습경험(Jung & Park, 2011), 상급종합병원 남자간호사의 일반병동 적응경험(Kim et al., 2016)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남자간호사가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험을 총체적이고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제한적이다. 또한 남자간호사를 대상으로 여러 연구(An & Chu, 2011; Kim, Ko, & Park, 2014; Lee & Kim, 2014)가 있었으나, 대체로 다수의 여성 집단에서 소수의 남성인 ‘전통적 여성 중심 직군 속의 남성’에 대한 연구, 간호사로서 남성성과 여성성이 부딪히는 성 고정관념에 대한 연구에 국한, 남자간호제공자로서 남자간호사와 대상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 고정관념에 대한 연구는 미흡하다.
이에 본 연구는 성 고정관념으로 인해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남자간호사의 경험의 의미를 파악하여, 남자간호사 직무의 장애를 이해하고, 남자간호사의 간호전문직으로서 직업적 위치 확보에 기여하고자 한다.

연구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질적 자료분석을 통해 전통적 여성 중심 직군 속 성 고정관념으로 인해 남자간호사들이 겪은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구질문은 “남자간호사가 환자로부터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험은 어떠한가?”와 “환자로부터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우 어떻게 대처하였는가?”이었다.

연구 방법

연구 설계

본 연구는 남자간호사를 대상으로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험에 대하여 심층 면담한 자료를 귀납적으로 분석한 질적 연구이다.

연구 참여자

본 연구의 대상자는 임상실무경험이 최소 1년 이상인 자로 하였다. 1년 이상으로 정한 이유는 병원에 입사하여 간호업무에 적응하려면 최소한 1년은 지나야 한다(Park & Kim, 2013)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하였다. 표집방법은 처음에 S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남자간호사를 만났고, 이후 눈덩이표집방법으로 자료수집을 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총 12명이었으며, 연령은 평균 30세(범위 25∼37세), 임상경력은 평균 3년 4개월(범위 1년 2개월∼10년 10개월)이었다. 학력은 11명이 학사, 1명이 석사이었고, 근무지는 응급실이 3명, 외과계열 병동이 5명, 내과계열 병동이 4명이었다. 대상자는 간호행위 거부경험이 더 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반병동이나 응급실 경험자로 선정하고자 하였다. 결혼 상태는 미혼 9명, 기혼 3명이었다.

연구의 윤리적 고려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일 대학의 기관연구윤리심의위원회에 연구계획서를 제출하고 승인받았다(과제승인번호: KWNUIRB-2016-12-003-002). 연구를 위한 심층면담 전에 참여자를 윤리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연구자의 소속을 말하고 연구목적을 설명하였다. 연구참여 여부는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결정하도록 하였으며 연구참여 중이라도 원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연구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설명한 후 서면동의를 구하였다. 연구참여와 관련되어 어떠한 불이익이나 강제성이 없으며 면담과정에서 알게 되는 모든 사항에 대해 비밀유지를 약속하였고, 연구가 종료된 이후에 수집된 자료는 폐기할 것임을 설명하였다. 자료수집과정에서는 면담내용을 녹음하는 것과 연구결과를 기술하는 과정에서 면담내용을 인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연구자는 참여자의 자료를 컴퓨터에 보관 시 파일에 고유번호를 부여하여 관리하였고, 면담을 마친 후 참여자에게 사례하였다.

자료 수집

연구주제관련 선행연구와 연구자의 경험을 토대로 면담질문을 개발하였다. 면담 시 사용된 주 질문은 “환자로부터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험에 대하여 말씀해주십시오”이었으며, 보조질문은 “환자로부터 간호행위를 거부당했을 때 어떠하셨습니까?”, “환자로부터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우 어떻게 하셨습니까?”이었다. 자료수집 기간은 2017년 8월부터 9월까지였으며, 연구자들은 참여자와 면담 전 신뢰관계를 형성하여 심층면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한 후 진행하였다. 면담장소는 서로의 대화가 방해받지 않으며 조용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면담에 임할 수 있도록 사무실, 카페 등에서 이루어졌고, 익명성이 보장되도록 하였다. 면담은 일상적인 대화로 시작하여 참여자가 편안하게 진술하도록 하였고 진술을 녹음한 것은 면담 당일 참여자의 언어 그대로 필사하였다. 또한 면담상황이나 참여자의 언어적, 비언어적 표현도 메모노트에 기록하여 분석에 참고하였다. 참여자의 일반적 사항은 첫 면담시작 전 준비된 간단한 문항의 설문지를 본 연구자가 직접 읽어주고 참여자의 응답을 기입하는 방식으로 조사하였다. 1회 면담시간은 30분∼120분가량이었고, 참여자 한 사람당 최소 1회에서 최대 3회까지 실시하였다.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 자료 분석의 방법은 Lincoln과 Guba (1985)가 제시한 전통적 내용분석방법을 활용하였다. 이 방법은 기존 이론이나 지식을 활용하여 범주를 구성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자료에 몰입하여 귀납적으로 주제와 범주를 이끌어내는 방법이다. 우선 텍스트 전체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남자간호사의 경험의 의미를 파악하였다. 다음은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험의 대략적인 범주를 확인하고 각 범주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개념을 나타내는 단어와 문장들을 분리해내어 이를 대표할 수 있는 개념으로 명명하였다. 셋째로 명명한 개념을 비교한 후 유사한 개념들을 묶고 다시 범주화하는 순환적인 과정을 통해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남자간호사의 경험을 보여주는 주제들을 도출하였다. 마지막으로 주제들 간의 연결성과 계층구조를 바탕으로 보다 함축성이 큰 주제, 즉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남자간호사의 경험을 드러내는 단계로 진행되었다.

연구의 엄밀성 확보

질적 면담을 통한 자료분석은 타당성 및 진실성을 확보하고자 Lincoln과 Guba (1985)의 네 가지 엄정성 평가 기준에 따라 평가하였다.
첫째, 사실적 가치(truth value)란 실제 현상을 얼마나 생생하게 사실적으로 기술하였는지를 측정하는 것으로, 이를 평가하기 위해 참여자 3인에게 분석된 결과가 참여자의 경험적 진술과 일치하는지 확인하였다. 면담 시에도 사실적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참여자들의 생생한 자료를 얻고자 노력하였다.
둘째, 적용 가능성(applicability)은 연구결과가 일반화 할 수 있는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참여자가 아닌 남자간호사 2인에게 연구 결과를 보여주고 그들이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적용이 가능한지 확인하였다.
셋째, 일관성(consistency)이란 다른 연구자가 평가하였을 때도 유사한 결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를 위해 질적 연구 전공인 간호학 교수 1인에게 자료의 해석과 분석에 대한 평가를 받고 지속적인 범주화 과정을 거쳤다.
넷째, 중립성(neutrality)이란 연구 과정 중에 편견이 배제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고자 노력하였고, 연구에 대한 선 이해나 가정 등을 기술하는 작업을 통해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하였으며, 참여자의 감정에 이입되지 않기 위해 중립을 지키고자 노력하였다.

연구자의 훈련과 준비

모든 연구자들이 대학원에서 질적 연구방법론을 수강하고, 질적 연구 워크샵과 논문발표회에 참석하였으며, 질적 연구방법론 서적 및 학위논문을 여러 번 심도 있게 숙독하였다. 또한 질적 연구 과정에도 참여하여 면담내용으로 자료와 범주를 추출하는 방법과 논문작성법을 질적 연구 담당교수에게 훈련을 받았다.

연구 결과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남자간호사 참여자 12명의 심층면담자료가 분석되었다. 자료로부터 총 267개의 의미 있는 진술문을 분리하였고, 진술문의 구절과 문장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연구자들 간의 회의와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9가지의 하위주제를 도출하였으며, 하위주제들은 경험의 영역에 따라 3개의 범주로 분류하였다. “남자간호사가 환자로부터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험은 어떠한가?”라는 초기질문을 바탕으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성 고정관념으로 인한 거부, 간호행위를 거부당했을 때의 반응, 간호사로서 자기 자리 찾기의 범주를 확인하였으며 최종적으로 “남자간호사가 환자로부터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험은 어떠한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범주 1. 성 고정관념으로 인한 거부

범주 ‘성 고정관념으로 인한 거부’에는 ‘간호사는 여자이어야..’ ‘간호사가 아닌 남자가..’, 간호수행을 부적절한 접촉으로 오해’라는 세 가지 하부주제가 포함된다. 본 주제는 전통적으로 여성 직업으로 인식되어온 간호직에서 여성 환자들로부터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우 남자간호사들이 겪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충돌현상을 잘 드러내고 있다. 특히 유교사상이 사회전반에 잔존해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성 고정관념으로 인한 남자간호사들에 대한 인식과 편견, 이로 인한 간호행위 거부경험이 어떠한 지를 나타내주고 있다.

● 간호사는 여자이어야..

본 주제는 전통적으로 간호사는 ‘여자간호사’로서 상식적으로 받아들이던 상황에서 남자간호사를 대할 때는 여자간호사가 아니므로 거부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남자간호사들은 전문직으로 이해되기보다는 남직원 또는 조무사로 인식되기도 하며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거부되기도 하였다.
최근 들어 남자간호사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환자들에게는 남직원 또는 조무사라는 말을 듣게 된다. 아직까지는 남자간호사로서 인식이 보편적인 것 같지 않다. 남자간호사로서 보호자로부터 거부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참여자6).
이러한 간호직에 대한 성 고정관념은 동일행위를 여자간호사, 남자의사, 다른 직종의 남자직원이 할 경우는 거부하지 않지만, 남자간호사가 한 경우에만 거부하는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부서에서 근무 중인 남자간호사가 간호사복 대신 가운을 입고 근무할 경우 의사 혹은 타 직종으로 인식하여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신체노출이나 접촉을 해야 하는 업무 시에는 거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타 직종과 비교하여 간호직에 대한 성 고정관념과 편견이 매우 심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PA(Physician assistant, 의사보조)도 Lab(laboratory, 실험실)가운을 입고 다니니까 환자분들이 ‘저 분도 전공의선생님이구나 의사선생님이구나 그렇게 생각을 해서 그런 것 같았어요. 간호사에 대한 편견,’ ‘간호사는 아직까지 여자의 직종이다’라는 편견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았어요(참여자10).
이는 사회적으로 일반적이지 않은 남자간호사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떤 참여자는 어느 정도 경력이 되었지만 자신 스스로에게도 여전히 간호직은 여성직으로 느껴져 간호사로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내었다. 한편 또 다른 참여자들은 남자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으며, 남자간호사의 양적 증가와 더불어 시간이 지남에 따른 인식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조심스럽게 나타내었다. 그리고 향후 남자간호사들에게 간호전문직으로서의 위상 확립과 전문 인력으로서의 인식고취는 남자간호사 스스로가 성취시켜 나아가야 할 과제로 생각하였다.
지금 현재 상황으로는 아직 여자간호사를 진짜 간호사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요. ~~ 환자가 거부하니까 ‘당신은 싫다’ 이런 식으로 느껴지니까 저는 남자간호사로서의 한계가 오는 건가?~~(참여자10)

● 간호사가 아닌 남자가..

본 주제는 간호능력이나 필요 상황에 상관없이 간호제공자가 오직 남자라는 이유로 간호 제공 시 거부당한 상황을 보여준다. 이는 특히 남자환자가 아닌 여자환자에게서 확연히 나타나, 사회 전반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전통적인 유교사상의 남녀유별이라는 인식을 보여준다.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 남자간호사에 대한 거부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거부는 근육주사부터 응급상황에서의 간호행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이 큼을 알 수 있다.
여자환자한테 진통제 근육주사를 놓아주러 갔었는데 당연히 여자환자분이고 워낙 사적인 공간을 좋아하다 보니까 커튼을 치고 있는데.. 환자분 호명을 하고 커튼을 제치고 들어갔었는데 허 (실망스런 웃음,,) 왜 남자선생님 오셨냐고, 진통제 당연히 엉덩이 주사인거 알고 있었고, “여자 선생님 없냐고? 여자선생님 불러 달라”고 그렇게 거부당했던 거가 거부당한 것 중에 제일 기억에 남아있어요..(참여자10)
여자환자뿐만 아니라 여자환자를 간병하는 보호자, 중환자실에서도 남자간호사의 간호행위에 거부반응을 보였다. 고령여성과 환아 어머님에게서도 남자간호사의 간호행위를 거부하는 현상이 확인되었다. 간호사로서 인식되기보다는 간호사와 관련 없는 남자라는 인식을 나타낸 것이다.
foley nelaton 할 때 제일 심하게 거절당했었고 요즘 소아엄마들한테도 거절당했었고.....여자선생님이 하면 안되냐고........7살 애였는데..... 일단은 애기도 남자선생님이 하는 건 싫어하고..... 엄마..일단 엄마가 먼저..... 애기가 여자아기고 하고.... 바지 내리고 노출을 해야 하는데... 애도 이제는 조금씩 알아가는 단계인데... 남자선생님이 하는 것 보다 여자 선생님이 해주는 게 더 괜찮지 않을까...... 할머니니까 여자가 해달라(참여자5).

● 간호수행을 부적절한 접촉으로 오해

남자간호사들이 경험하는 간호행위 거부경험은 지금까지 여자 간호사들은 예측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여자환자와 남자간호사 간의 여성성과 남성성이 부딪히는 불편한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남자간호사가 여자환자의 가슴, 엉덩이, 회음부 등 신체적 민감한 부위를 노출하거나, 접촉이 필요한 간호행위를 할 때 더 심한 거부를 하였고, 그러한 간호행위를 이상한 시선으로 보기도 하였다. 어떤 참여자는 여자환자의 도뇨를 하는 간호행위 중 성적접촉으로 오인되어 변태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거부현상은 가슴부위, 엉덩이 부위, 회음부 부위 간호 시 노골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남자간호사가 이러한 민감한 부위에 대한 간호를 제공할 때는 보다 더 자세한 설명과, 신중한 접근으로 대상자가 신뢰 할 수 있는 정서적 상태를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민감한 부위 간호행위에 대해서는 많은 경우 처음부터 간호행위 거부로 인해 거의 접근이 불가능하기도 하였다.
EKG lead 붙일 때.. 그것도 싫어했어요.. ......중략 ......... (환자가) mental confusion 상태에서 소변을 못 봐서 nelaton을 하고 있는 상태인데, 저희 밑의 간호사(신규)가 못해서 제가 도와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고등학생이 저를 보고 “변태”라고 소리를 치고, 여자앤데. 소리를 치고 그러다가, 부모님이 오셔서 ‘이게 무슨 일이냐?’고 “애가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어쩐 일이냐?”고 하셔서 자초지종을 설명을 하고, ... 그럴 때가 참 어렵죠. 주로 foley나 nelaton이나 그런 부문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eye care나 mouth care같은 거, 손발 닦아주는 거, hair shampoo는 그나마 괜찮은데 .. 회음부 간호 같은 것에서는 계속 거부를 당했던 거죠(참여자11).

범주 2. 간호행위를 거부당했을 때의 반응

범주 ‘간호행위를 거부당했을 때의 반응’에는 ‘망가지는 내 몸’, ‘상처 받은 마음’, ‘동료와의 갈등’의 3가지 주제모음이 도출되었다. 참여자들은 간호현장에서 대상자들로부터 거부당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될 때 식은땀이 나거나 얼굴이 화끈거리는 등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대상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기도 하지만 화가 나기도 하고 당황스럽고 심지어 간호행위를 망설이게 된다고 하였다. 특히 참여자들은 간호행위를 거부당함으로써 자신이 거부당한 간호행위를 다른 동료 여자 간호사가 대신하게 되면서 다른 간호사에게 피해를 주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 망가지는 내 몸

주제모음 ‘망가지는 내 몸’은 거부당하는 상황과 마주하면서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수치감과 더불어 나타나는 반응으로 신체적인 증상을 보여준다. 식은땀이 나고 얼굴이 화끈거리며 몸에 힘이 쭉 빠지고 가슴이 답답하고 머릿속이 멍하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호소하였다. 간호행위가 반복적으로 거부되는 상황 속에서 진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일종의 소진현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능력이 이것 밖에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식은땀이 났고, 수치스럽기도 했고 간호사 일을 계속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여자환자가 제가 하는 처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머릿속이 멍해지는 것이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었어요.(간호행위 거부당했을 때) 몸에 힘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고, 가슴이 답답하더라구요(참여자6).
어떤 참여자는 그러한 기분을 떨쳐 내기 위해 술에 의존하는 습관이 생기기도 하였으며, 스트레스가 심해져 원형탈모가 생기는 등의 건강에 이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참여자의 경우 신체적 이상 증상은 결국 부서 이동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간호행위를 거부당했던 날은 그냥 혼자 술 마시고, 잠들었었지요. 그런 스트레스가 몸에 병을 가져왔나 봐요. 스트레스가 심해서 원형탈모가 생기는 등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되어 부서 이동 신청해서 핵의학과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참여자3).

● 상처받은 마음

주제모음 ‘상처받은 마음’은 당황스러움, 안타까움, 부끄러움, 좌절감 등의 거부당할 때 느끼는 정서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본 연구 결과 남자간호사를 거부하는 사유 중 대부분이 성 고정관념으로 인한 거부였으며, 일부는 남자간호사의 전문적 지식이나 술기부족 및 업무능력부족, 혹은 이에 대한 선입견으로 나타났다. 전문적인 기술부족이나 업무능력부족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상처를 받기는 하였으나 오히려 자신의 발전을 위한 계기로 삼았다. 반면, 성 고정관념으로 인한 거부 시에는 간호사 자신을 거부하는 것으로 생각되어 좌절감을 불러오는 심각한 마음의 상처가 되기도 하고, 오히려 초기에 당황스러움을 느끼고 감정이 상하기는 하였지만 대체로 곧 수용하기도 하는 복잡한 양상을 나타내었다.
느낌요? 느낌은 당황스러웠었죠. ... 내 일이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인데.. 왜 나는 남자라서 못하고 있었을까?.. (참여자5)
크게 말하면 좌절을 하기도 했었고 어떻게 보면 환자들을 어루만지고 케어 해야 하는 저희 입장인데 환자가 거부하니까 ‘당신은 싫다’ 이런 식으로 느껴졌으니까 저는 남자간호사로서 한계가 오는 건가?(참여자10)
그러나 어떤 참여자는 반복적인 거부경험이 트라우마로 남는다고 하였다. 또 어떤 참여자는 남자간호사라고 무조건 섬세하지 못하며 업무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거부하는 상황에서 자존감 저하를 경험한다고 호소하였다. 이러한 여러 가지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 후에는 같은 상황에서 대상자가 거부하기도 전에 계속 거부당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간호행위에 대해서 망설이게 된다고 한 참여자도 있었다.
일단은 환자 본인이 벗었다고 하니까... 멘탈이 멀쩡한데... 설마.... 대체로 커튼치고 빼시면 돼요 이렇게 설명하고 하니까... 했겠지 하고 보냈죠.. 그런데 안 뺐을 겨우 검사실에서 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니까.... 좀.. 꽁해지고.. 괜히 혼나가지고.............자꾸 그러면 트라우마가 돼죠... 또 거절당할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해도 되냐고?(묻게 되죠) 그러고 나면 다른 일을 할 때도 머릿속에서 계속 생각이 났어요.. 트리우마였어요(참여자5)
또한, 반복되는 거부상황 속에서 남자간호사에 대한 인식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한 참여자도 있었으며, 남자간호사의 한계를 느껴 이성 환자에 대한 직접간호수행이 상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공무원이나 산업 간호사 등의 다른 영역으로의 이직을 고려했다고 말한 참여자도 있었다.
그때 기분은 ‘답답하다... 아직까지도 남자간호사에게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 앞으로.... 설마... 외국도 이럴까? 이런 생각... 그러면서 ‘아직 갈 길이 멀었구나.’ 진짜 마음 있는 대로, 그냥 떠오르는 데로 표현하면. 저도. (이환자) 보기 싫다.. 뭐 이런 느낌. 서로 보기 싫고, 나를 거부하는 환자까지 (간호를)하면서 나를 소모하고 싶지는 않았죠.. (참여자11)
본 연구에서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성 고정관념으로 인해 남자간호사의 간호행위를 거부당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당연하게 받아들이거나 담담하게 느끼는 등 임상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있었다. 또 어떤 참여자들은 남자간호사의 간호행위를 거부하는 대상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도 간호의 한 부분이라고 여겨 거부상황을 수용하였으며, 단지 성적 이유로 인한 거부경험은 이직의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그때 당시에는 내입장만 생각 했었고 보호자나 환자, 동료간호사가 원망스러웠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보호자 및 환자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아요. 내가 만약 그때 그 보호자였다면 나 역시 똑같이 행동했었을 것 같아요(참여자6).

● 동료와의 갈등

주제모음 ‘동료와의 갈등’은 여자환자로부터 남자라는 이유로 간호행위를 거부당할 때 자신이 해야 할 간호행위를 다른 동료 여자간호사가 대신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동료여자간호사와의 갈등관계를 의미한다. 남자간호사들은 간호행위를 거부당하는 상황에서 환자와의 갈등보다는 동료여자간호사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여기고 있었다. 환자로부터 간호행위를 거부당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자신이 해야 할 업무를 동료여자간호사가 대신하게 되면서 미안함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상황을 동료여자간호사들도 대부분은 이해하는 분위기이나 반복되다보면 짜증내는 일도 생기고 ‘함께 일하기 불편한 동료’로 인식되는 것이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하였다.
타 간호사에게 가는 업무 부담으로 미안함... 이게 스트레스였죠. 동료에게 부탁하면 그분도 업무가 과중되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제가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부탁을 하고 했었는데 그것이 더 오래 걸리고 동료가 힘들어 하고 표정이 찌푸려지고 하는 것을 보니 부탁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참여자9).
또한, 거부하는 대상자를 설득하거나 다른 동료여자간호사에게 부탁하느라 일이 지체되어 다음 업무에까지 지장을 주는 일도 생기게 되어 함께 일하는 동료여자간호사와의 갈등도 깊어지게 되었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갈등관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남자간호사들 간의 정보교환을 통하여 거부 시 대처 방법을 찾거나, 동료여자간호사와 서로 간의 암묵적인 업무약속을 하는 등 나름대로의 대안을 강구하고 있었다.
.. ~~~~ 쟤(남자간호사)가 여자간호사였으면 할 수 있는 일을 남자니까 내가 해야 한다고.. 일을 좀 빨리빨리 하고 싫어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 스타일의 사람들은 남자간호사를 좀 싫어할 수 있죠... 내가 여자였으면 빨리빨리 진행할 수 있는 일을 기다렸다가 누가 해줘야하고.. 그러다보면 엑스레이도 밀리고 수술도 그렇고 다 밀리고 그런데 그런 상황에 또 중환자가 와버리면 딜레이(delay) 딜레이 되는 거죠. 아예 서로 간의 약속이 되어 있는 거였죠.. 젊은 20~30대 여자환자가 오면 여자선생님이 하는 걸로.. 그냥 손을 바꾸는 거였죠. 딱히 그 간호사가 못 하는걸 대신 해주는 건 아니고 그냥 그 간호사가 하려던 일을 제가 해주는 거였죠.(참여자5).
그렇지만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대상자로부터의 거부문제를 남녀간호사의 갈등의 근본적인 요인으로 생각하였다. 이러한 문제는 간호직은 여성직이라는 편견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믿었으며, 무엇보다 남자간호사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는 것은 남자간호사들의 노력과 남녀간호사의 상호 협력을 통해 가능하다고 믿었다. 아울러 이러한 남녀간호사의 조화로운 상생으로 균형 있는 간호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었다.
남자간호사에 대한 편견은 언젠가 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직업의 귀천도 없고 성별차이도 언젠가는 시간이 지나면 완화되고 나중에는 네 직업 내 직업 남자직업 여자직업 없어 질 것 같아요, ‘아 환자분도 나를 받아 줄 수 있구나’ ‘내가 좀 뭔가에 변화가 있고 행동에 변화가 있으면 받아주시는구나, 언젠가는 이렇게 마음이 열리 수 있고’ 관념을 바꾼다, 그런 느낌. .~~.중략~~남자간호사가 많아져서 나쁜 부분은 쳐내고 좋은 부분은 서로 협력하면서 여자선생님들이 못하는 것 남자선생님들이 하고, 남자선생님들이 못하는 것 여자선생님들이 할 수 있으니까 균형을 맞추고 조화를 이루어서 간호협회나 간호사생활에서 더 많이 발전했으면 좋겠어요(참여자10).
Table 1.

Themes of Male Nurses’ Experiences of Being Rejected Nursing Practice

Theme Clusters Theme
1. Rejection due to sex stereotype The nurse must be a woman...
A man who is not a nurse..
Misunderstanding of nursing practice
2. Reaction when nursing practice is rejected My broken body
A wounded mind
Conflict within peers
3. Find his own place as a nurse Resignedness and acceptance of experiences being rejected
I'm also a nursing profession.
Keep his own position by hitting his whole body.

범주 3. 간호사로서 자기자리 찾기

범주 ‘간호사로서 자기 자리 찾기’에는 ‘거부경험의 체념과 수용’, ‘나도 간호사인데...’, ‘온 몸으로 부딪혀 내 자리 지켜나가기’의 3가지 주제모음이 도출되었다. 참여자들은 임상현장에서 처음에는 간호사로서 거부를 당하며 자신들의 설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게 된다. 그러나 곧 자신들을 거부하는 환자들을 이해하게 되고 거부상황을 수용하면서 간호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본연의 자세를 찾기 위해 간호사로 정당하게 대우받지 못하는 상황들과 온몸으로 부딪히며 전력을 다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 거부경험의 체념과 수용

주제모음 ‘거부경험의 체념과 수용’에는 ‘남자간호사의 인식변화에 대한 기대’가 포함되어 있다.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간호행위가 거부당했을 때 처음에는 당혹감과 함께 자신감을 잃고 망설이게 되며 간호사자신을 거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하였다. 이런 경험은 간호사로서 정체성마저 잃게 했다. 따라서 환자들과의 관계회복을 통해 간호사로서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점차로 성적 차이로 인한 거부경험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여겨 대체로 체념하거나 수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유교사상과 성 고정관념이 강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자신들의 간호행위를 거부하는 여자환자들의 입장을 이해하기도 하였으며, 자신들의 배우자나 딸이 만약 남자간호사로부터 성적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간호행위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을 때 자신들도 마찬가지로 그러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하였다.
제가 거부를 당한다고 생각하면. 이게 어떻게 보면 성차별에 대한 그거기 때문에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 중략....... 저도 이제 나이가 많아지다 보니까. 그리고 딸을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까 솔직히 나이 많은 아저씨들한테 자기 속 몸을 보이거나 만지게 하고 싶지 않다 하는 그런 생각이 부모입장에서 드니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하고 해요. 그래서 한층 더 덤덤하게 요즘에는 받아들일려고 해요. 초창기 10년 전에 비교해보면 지금 빈도수가 줄기는 줄었지만.. 옛날에 10이라면 지금은 3,4정도로 ..많이 줄긴 했어요(참여자11).
어떤 참여자는 남자간호사를 아직도 직업인으로서의 간호사로 보기보다는 남성으로서 인식하기 때문에 신체적 노출이 필요한 간호행위 시 여자환자들은 두려움을 갖고 거부하게 되며, 남자간호사 또한 간호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성적 차이로 인한 간호행위를 거부당하지 않기 위해 남자가 아닌 간호사로 봐달라는 의견을 많이 피력하였다. 어떤 참여자는 성적 차이로 인한 거부 사례들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처음 간호사를 시작할 때 보다 많이 감소하였으며, 남자간호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인식의 변화를 느낀다고 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전문직으로서의 간호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확대와 남자간호사의 양적 증가 등이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로 생각된다.
남자가 아닌 간호사로 봐달라는 의견을 많이 표현했었어요. 남자간호사를 바라보는 인식이 첫 입사와 비교해서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남자가 필요하긴 해’라는 느낌의 인식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참여자8).

● 나도 간호사인데...

주제모음 ‘나도 간호사인데’에는 ‘부족한 술기와 지식향상하기’, ‘전문가적 모습보이기’가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남자간호사는 여자간호사에 비해 섬세함과 꼼꼼함이 덜 하다는 인식하에 남자간호사의 간호술기에 대한 신뢰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자간호사로서의 정체성 형성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여 실제적으로 성적 차이로 인한 거부보다 술기부족과 이론적 지식부족으로 인한 거부가 라포형성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로서 임상적인 스킬이 부족하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서 환자에게 간호행위를 거부당하게 되면 내 자신의 능력부족, 지식부족 등 생각하게 되고 내 자신이 초라해진 느낌이 들었었지요~~ 중략 ~~아무래도 환자와의 신뢰형성이 높을수록 간호행위에 있어 거부감이 감소할 것 같아요. 신뢰형성 없이 간호행위를 할 때 환자로서 불안감, 긴장감이 느껴질 것 같아요(참여자6).
또한 남자간호사는 여자간호사와 달리 동시에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며 간호술기를 숙달하는 데 여자간호사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러한 면에서 환자들은 여자간호사에 비해 남자간호사들을 덜 신뢰하게 된다. 그러므로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기술부족과 이론적 지식부족으로 인한 라포형성 실패와 신뢰감결여에 대해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느끼고 있었으며 이를 극복하고 간호사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부족한 지식과 업무를 익히고 기술을 연마하여 전문가적 태도를 키워가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밀한 업무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은 여자간호사가 더 빠르게 배우고 남자간호사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았어요(참여자3).
남자로서 섬세하지 못하다. 부드럽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먼저 부드럽게 다가갔고, 오히려 더 깔끔하고 꼼꼼하게 대해 주려고 하였고 어사인(assign)을 맡으면 뭐 하나 안 빠뜨리려고 더 세세하게 꼼꼼하게....(참여자11)
또 어떤 참여자는 성적으로 민감한 부분에 대한 간호행위 시 간호사 스스로 전문가적인 모습을 보일 때 환자가 덜 수치심과 불안을 느낀다고 생각하여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간호행위를 함으로 간호사로서 전문가적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였다.
분명하고 단호하게 해야 할 행위임을 설명하면 대부분 수락하시고 ~~~~ 중략~~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고 신뢰감을 주면서 간호행위를 하면 대부분 어려움이 없이 잘 해나가리라 생각합니다(참여자3).

● 온 몸으로 부딪혀 내 자리 지켜가기

주제모음 ‘온 몸으로 부딪혀 내 자리 지켜가기’에는 ‘라포와 신뢰감 형성하기’와 ‘단호한 태도로 담당간호사로서의 의무 설득하기’가 포함된다. 참여자들은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우에도 환자로부터 라포형성과 신뢰를 얻기 위해 지속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하며 간호사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온 몸으로 부딪히며 맞서나가고 있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성적 차이의 벽을 허물고 전통적으로 여성적인 역할로 여겨진 돌봄이라는 간호행위를 하기에는 남자간호사에 대해 뭔가 부족함을 느낀다는 편견을 깨고 이루어진 신뢰를 바탕으로 남자간호사로서 당당하게 간호행위를 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라포가 잘 형성되었었을 때는 환자분들이 저를 그냥 간호사라고 인식해 주었기 때문에 어떤 간호행위도 거부하지 않았던 것 같았었습니다. 관장을 할 때도 ok를 해 주셨었어요(참여자9).
한 참여자는 간호사와 환자 간에 높은 신뢰가 형성되어 있을 때 환자의 불안감과 긴장감, 거부감은 사라질 것이라고 하였다. 또 다른 참여자는 라포가 잘 형성되었을 때 환자들은 자신을 남자로 인식하지 않고 간호사로 인식하였다고 하였다. 한 참여자는 환자와의 벽을 허물고 난 후에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간호행위도 허락을 받고 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라포형성을 위한 노력은 언젠가는 남자간호사로서 신뢰를 회복하게 하고 남자간호사에 대한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당연히 라포형성이 잘 되어 있으면 어떤 환자가 안 내어 주겠어요? ~~~~ 처음에는 남자간호사라고 좀 꺼리는 게 있었는데 그 분도 다리 한쪽으로 드레싱을 계속 받으시는 분이었는데 처음에는 되게 조심조심하고 그랬었는데, 왜냐하면 팬티 쪽으로 겹치니까 조심해서 보여주시고 그랬는데 나중에는 드레싱을 가면 미안하게 그냥 훌렁훌렁 벗으시고 그러니까.. 당연히 환자랑 친해지면 간호하기가 편해졌고 ~~~ 라포형성이 제일중요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약간 꺼려하는 분도 계셨는데 나중에는 선뜻 맡기시는 분들도 계셨었고, 할머니들은 손자가 해 주시는 것으로 생각하고 되게 편하게 해주시는 분들도 계셨고, 남자환자들은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는데 며칠 지나고 나면 옆집 삼촌처럼 아버지친구처럼 그렇게 대해 주신 분들도 많았었어요. 저는 그런 면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남자간호사에 대한 편견은 언젠가 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참여자10).
라포와 신뢰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편, 간호사로서 자신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단호하고 분명한 태도로 충분한 설명과 신뢰받는 행동으로 당당하게 환자들에게 요구했을 때, 거부하지 않고 남자간호사의 간호행위를 수용하는 환자들이 많았다고 하였다. 이는 전문직 간호인으로서 스스로 남자간호사의 정체성을 가지고 확고한 의지와 태도를 보일 때 환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참여자는 간호행위를 거부당할 때 간호사의 분명하고 단호한 태도로 잘 설명하고 신뢰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다른 참여자는 긴박하게 돌아가는 임상현장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으로 단호한 태도로 당당하게 환자에게 간호행위를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할 때 거부한 환자가 없었다고 하였다. 또 다른 참여자는 자신이 담당간호사로서 해야 할 일을 주지시킴으로서 간호행위 거부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업무를 잘 수행 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기분 나쁘고 그런 것보다는 당시 바쁘고 빨리 해결해야 되는 입장이다 보니 또 동료에게 부탁하면 그분도 업무가 과중되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제가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부탁하고 했는데 그것이 더 오래 걸리고 동료가 힘들어하고 표정이 찌푸려지고 하는 것을 보니 부탁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양해를 구하고 ‘제가 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어보지도 않고 “내가 담당간호사다. 이 행위를 해야 한다.”라고 설명하고 간호처치 시 거부의사를 밝힌 대상자는 없었습니다. ....... 중략..... 한번 시도해서 시행하게 되면 어렵지 않았습니다. 나도 간호사이다. ‘나는 오늘 당신의 담당간호사이다’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물흐르듯이 하면 되더라구요. 현재 검사실에 근무하는데 거의 다 대상자가 여자이고 부위가 신체노출이 되는 경우 대상자에게 ‘어떤 식으로 검사를 진행할 것이다. 불편하면 여자간호사를 불러주겠다.’라고 설명을 하는데 대부분 그냥 제가 시행하도록 합니다(참여자9).

논 의

본 연구는 내용분석법을 통해 남자간호사가 임상실무 중 경험하는 간호행위 거부와 극복경험에 대해 분석해 봄으로써 남자간호사들의 경험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하였다. 본 연구 결과 남자간호사의 거부경험은 ‘성 고정관념으로 인한 거부’, ‘간호행위를 거부당했을 때의 반응’, ‘간호사로서 자기자리 지켜나가기’의 세 가지 범주로 나타났다.
범주1의 주제모음인 ‘성 고정관념으로 인한 거부’에는 ‘간호사는 여자이어야’, ‘간호사가 아닌 남자가’, ‘간호수행을 부적절한 접촉으로 오해’라는 세 가지 주제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결과는 남자간호사들에 대한 성 고정관념이 높게 나타나 직무만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한 An과 Chu (2011)의 연구 결과와 같은 맥락으로서, 아직도 간호사는 당연히 여성이어야 한다는 사고가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간호사는 여자이어야’ 한다는 통념 또한, 국내․외에서 간호직은 여전히 전통적인 여성중심의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보고한 여러 연구들의 결과(Chen, Fu, Li, Lou, & Yu, 2012; Jeong & Ju, 2015; McMillian, Morgan, & Ament, 2006; Shin, Seo, & Lee, 2016)와 같은 맥락으로 남자간호사들이 간호사로서의 정체성 혼란과 역할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심지어 본 연구에서 남자간호사는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그저 하나의 남성으로 여겨진 나머지 그들의 간호행위를 위한 터치(touch)조차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되며 성적접촉으로까지 느껴져 남자간호사의 간호행위를 강력하게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주 여자환자의 회음부와 유방 등 민감한 부위 간호를 수행한 12명의 남자간호사의 경험을 탐색한 연구에서 여성의 민감한 부위에 대한 남자간호사의 간호는 여자환자들의 개인공간에 대한 침입으로 인식(Inoue, Chapman, & Wynaden, 2006)한 결과와 유사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남자간호사로부터 민감한 부위의 간호를 받은 여자환자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으며, 일부 여자환자들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자환자들처럼 남자간호사의 간호행위를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의 결과와 맥락을 같이한다(Chur-Hansen, 2002). 한편, 남자간호사들 역시 여자환자의 회음부 및 유방 간호 시 불편감, 당혹감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당혹감을 억누르고 다른 일에 초점을 옮기거나 간호수행 직후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등의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 어떤 참여자는 10년 전에 비해 남자간호사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일반인의 남자간호사에 대한 인식향상과 약간의 성차별 감소를 느낀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 참여자들은 남자간호사에 대한 편견과 간호행위 거부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편견을 극복하고 간호행위 거부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개인적인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며, 그들의 감정과 경험을 자유롭게 나누고 공동 대처전략을 논의할 수 있는 조직적인 지지적 환경조성과 양성평등적인 사회적 인식변화와 성숙이 요구된다.
범주2의 ‘간호행위를 거부당했을 때의 반응’에는 ‘망가지는 내 몸’, ‘상처받은 마음’, ‘동료와의 갈등’의 주제들이 포함된다. 본 연구결과 남자간호사들은 거부경험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들을 호소하였는데, 여자간호사에 비해 신체적 강함이 장점으로 보고된 연구(Ahn et al., 2009)와 상반된 결과이다. 이는 실제 남자간호사들의 간호행위 거부경험이 비롯되는 업무환경이 일부 참여자들에게는 신체적 증상을 일으킬 만큼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임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남자간호사들은 환자로부터 반복적으로 간호행위를 거부당하면서 수치심을 느끼고 마음의 상처를 받으며 간호행위를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남자간호사가 본인의 업무수행에 대한 권한이 있을 때 직무에 대한 만족을 느낀다고 한 연구(Kim & Kang, 2016)와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즉, 거부당함으로 자신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남자간호사는 간호사로서의 역할갈등과 정서적인 상처로 인한 자존감저하를 경험한다. 하지만 이는 남자간호사 개인의 자질문제나 잘못으로 거부당하는 것이 아니라 성역할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로 거부당하는 것으로, 향후 간호직이 남녀의 성역이 따로 없는 직업군으로 변화할 때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으므로 직업문화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결과 남자간호사들은 자신이 해야 할 업무를 동료간호사에게 미루게 되고 대신 힘을 쓰는 일이나 취객을 상대하는 일 등 남자간호사라서 더 잘할 수 있는 업무를 주로 수행하게 되면서 동료와의 갈등을 겪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간호사들은 간호사이면서도 전인간호를 수행하지 못하고 다른 동료의 보조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는 Son 등(2003)의 연구에서 남자간호사는 특수부서 근무배치로 인해 순수한 간호업무가 아닌 업무를 하면서 간호부에 대한 소속감이 부족하거나 업무수행 능력부족으로 인해 자신감 부족과 위축감을 느낀다고 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고 여겨진다. 또한 Shin 등(2016)의 연구에서 남자간호사는 병원 생활 중 가장 어려운 점을 여자간호사들과의 인간관계라고 꼽았고, Ahn 등(2009)의 연구에서도 여자동료들과는 다른 성향으로 공통된 관심사도 없고 대화도 잘 안 통하는 등 업무 외적인 면에서도 동료와의 관계 갈등이 문제라고 진술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상황에다 업무까지 미루게 되는 상황이 되니 갈등관계가 더욱 깊어지는 것으로 보여 진다. 따라서 남녀 간호사가 서로의 장점을 살려 업무를 효율적으로 분담하고, 충분한 감정 교환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힘으로 서로의 갈등을 해소 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을 위한 조직적이고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범주3의 주제모음인 ‘간호사로서 자기 자리 찾기’에는 ‘거부경험의 체념과 수용’, ‘나도 간호사인데’, ‘온 몸으로 부딪혀 내 자리 지켜나가기’가 포함된다.
본 연구 결과 남자간호사는 여자환자로부터 간호행위를 거부당할 경우, 좌절과 체념 속에서 이러한 거부경험을 어쩔 수 없이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4.1%의 남자간호사들이 환자로부터 간호행위의 거부경험을 보고한 Rowlinson (2013)의 연구와 이러한 부정적 거부반응으로 의욕을 상실하고 밀접한 간호제공이 어려웠다고 보고한 연구(Ahn et al., 2009)와 유사한 결과이다. 본 연구 결과 성 고정관념으로 인한 거부경험은 일부 참여자에게서 이직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러한 경험이 대부분의 참여자들에게는 이직의도에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남자간호사의 성 고정관념과 성역할 갈등이 직무만족저하와 이직의도에 미치는 주요한 영향이라고 보고한 연구들(Jeong & Ju, 2015; Kim & Kang, 2016; Shin, et al., 2016)과는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에서 비교적 임상경력이 짧은 참여자의 경우 거부경험이 이직의도로 이어졌으며, 경력이 상대적으로 많은 참여자의 경우 경력이 쌓여가며 특수파트로 이동하여 간호행위를 거부당할 상황에 덜 노출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남자간호사들은 비교적 여성적인 업무특성이 덜한 수술실, 마취과, 중환자실, 응급실, 정신과, 행정 분야 등 특수 분야에 배치되어 있다는 보고(Ahn et al., 2009; Simpson, 2004)와 같이 간호 실무에서 성역할과 관련된 부정적인 측면을 피하고 강한 체력, 객관성, 집중력 등의 남성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부서로 우선 배치될 필요가 있다.
남자간호사들은 여자간호사에 비해 섬세함 및 꼼꼼함과 더불어 술기가 부족하다는 편견으로 환자들의 신뢰도가 낮아 간호행위가 거부되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남자간호사가 여성들에 비해 섬세하거나 꼼꼼하지 못해 일을 진행하는 데 다소 느릴 때가 있다는 단점은 있지만 간호사로서 업무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진술한 Ahn 등(2009)의 연구 결과와 다소 차이가 있다. 또한 남자간호사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빨리 해결해야 하는 임상현장에 잘 적응하지 못하여 여자간호사로부터 지적을 받고 갈등하며 동료, 선후배 여자간호사와의 관계형성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통적으로 남성은 간호에 적절치 않다고 여겨지는 남성적 특성으로 Kim (2013)의 연구와 유사한 결과로서 남자간호사의 역할 부적응을 가져오는 요인(Meadus, 2000)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남자간호사들의 빠른 임상현장 적응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남성적 장점과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그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남녀간호사가 상호 협력하는 업무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참여자들은 여성화된 조직에 적응하기 위해 여성의 특성을 익혀가며 잠재력과 실력을 키우고,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Kim (2009)의 연구에서 남자간호사들이 남성성을 유지하며 여성성이 드러나는 간호업무와 조화를 이루어가는 모습과 동일한 맥락으로 이해되며 신규남자간호사들의 역할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결과 참여자들은 남자간호사에 대한 편견과 자신들의 간호행위가 거부당하는 상황을 극복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우에는 여자간호사들과 업무를 교환하거나, 끊임없는 라포형성을 통해 재 시도를 하고, 단호한 태도로 담당간호사로서 의무를 강력히 설득하여 간호행위를 관철시키기도 하였다. 또한 전문가적 태도를 보이고자 간호전문지식을 넓히고 간호술기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자신들을 남자가 아닌 간호사로서 인식해주기를 당부하며 간호협회 등의 조직적 노력과 미디어를 이용한 홍보를 통해 남자간호사의 긍정적 이미지 제고를 기대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를 통해 볼 때 남자간호사의 인식확대 및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는 남자간호사의 개인적 노력, 환자와 보호자의 남자간호사에 대한 이해와 협조, 조직적 차원의 홍보와 제도적 지지, 양성평등을 강조하고 남성적 특성을 고려한 간호교육과정 및 교육환경의 개선과 남자 간호 대학생들의 건전한 간호전문직관에 기초한 자발적인 노력 등이 밑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내용분석방법을 활용하여 남자간호사가 환자로부터 간호행위를 거부당한 경험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 결과 남자간호사가 임상에서 간호행위를 거부당하고 있고, 그러한 거부경험으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이해와 간호전문직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노력으로 간호사로서 자기자리를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남자간호사의 간호행위를 거부당하는 어려움의 원인과 극복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간호협회 등의 조직적 노력과 미디어를 이용한 홍보를 통해 남자간호사의 긍정적 이미지 제고가 필요하다
둘째, 남성적 특성을 고려한 간호교육과정 및 교육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
셋째, 남자간호사의 간호행위 거부경험에 대한 심층적인 반복연구가 필요하고, 남자간호사의 간호행위를 거부한 여성 환자의 경험에 관한 추후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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