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의
본 연구는 최근 10년간 한국간호교육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의 초록을 바탕으로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과 토픽모델링을 실시하여 간호교육 연구의 구조적 변화와 주요 주제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간호교육 분야의 연구는 시기별로 특화된 관심사를 반영하며 점진적인 주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핵심 단어 분석 결과 ‘student’, ‘nursing’, ‘education’, ‘nurse’, ‘clinical practice’ 등이 중심에 위치하였으며, 이는 국내 간호교육 연구의 중심축이 여전히 학생 중심의 교육과 실무역량에 집중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competency’, ‘communication’, ‘health’, ‘stress’ 등의 단어가 네트워크 중심에 분포함으로써 간호학생의 역량 및 심리 · 정서적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지식전달 중심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임상 현장 적응과 관련된 정서적 지지, 자기효능감, 의사소통 기술 등 통합적 역량 개발로의 교육 패러다임 전환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13].
토픽모델링을 통해 도출된 4개의 핵심 주제는 간호교육의 변화된 요구와 실제 교육 현장의 관심사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였다. 첫째, ‘병원 기반 간호 직무 준비’는 2015~2019년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다가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전통적 병원 중심 실무교육에서 점차 탈피하여, 학습자 중심과 역량 기반 교육으로의 이행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무 환경과의 연계성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간호교육은 임상 적응력뿐 아니라 문제해결력, 비판적 사고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역량 개발로 전환되고 있다[
14].
둘째, ‘간호학생의 건강, 스트레스와 우울 행동 사이의 관계’ 주제는 지속해서 등장하면서, 간호학생의 정신건강이 중요한 교육적 고려 요소임을 나타냈다. COVID-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수업 확대, 실습 기회 제한 등의 영향으로 학생들의 정서적 피로와 스트레스가 증가하였으며, 이에 대한 정서적 지원 및 회복탄력성 향상 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15].
셋째,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간호학생의 임상실무 기반 교육’은 간호교육의 실질적 효과성과 직결된 주제로, 시뮬레이션, 통합실습, 문제 중심학습(problem-based learning) 등 다양한 방법론이 적용되고 있었다. 이는 간호사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 능력을 빠르게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실천 중심 교육 전략의 필요성과 일치한다.
넷째, ‘간호교육에서 의사소통 기술과 역량’은 최근 들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이는 환자 중심의 간호 실천과 다학제 팀 기반 간호가 강조되면서 의사소통이 간호사의 핵심역량으로 재조명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사소통 기술은 단순한 언어적 전달을 넘어 정서적 공감, 협력, 갈등 중재 능력을 포함한 포괄적 역량으로 확대되고 있다[
16]. 특히 ‘간호학생을 위한 임상실무 기반 교육’과 ‘간호교육에서 의사소통 기술과 역량’은 최근 교육 현장에서 강조되고 있는 실무 중심 교육 및 핵심역량 강화와 관련된 주제로, 2020년 이후의 증가 추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부합하는 교육 방식의 전환을 반영한다. 이는 시뮬레이션 기반 학습, 팀 기반 학습,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교육 기법의 적용 확대와도 연관되어 향후 간호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17].
동향 분석을 통해 본 간호교육 연구 동향은 다음과 같다. 2019년 COVID-19 팬데믹 이전은 토픽 1 중심으로 실무 적응과 병원 기반 교육연구가 우세하였다. 이는 전통적인 간호 실무교육모델을 강조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2020년 이후는 토픽 4와 2가 증가하는데, 의사소통 능력 및 정신건강에 관한 연구가 증가하였다. 이는 학습자 중심으로 연구 주제가 선회하였음을 보여주고, 정서적 지지와 다학제 역량을 강화하는 경향으로 볼 수 있다.
‘간호학생의 건강, 스트레스와 우울 행동 사이의 관계’ 주제가 전 기간에 걸쳐 꾸준히 등장한 점은 간호학생의 정신건강 문제와 교육성과 간의 연계를 조명하는 연구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는 COVID-19 이후 학습환경 변화와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 등 현실적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향후 간호교육 연구는 학생의 심리 · 사회적 안녕과 학업 성취 간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18].
미국의 간호교육의 연구 동향과 비교해보면, 간호의 전문직 정체성과 실무 기반 강화에 중점을 두는 것은 국내 연구 동향과 유사하다고 본다. 다만 미국에서는 역량 기반 모델(competency-based education)을 표준화하여 연구를 진행했고, 2021년 AACN (American Association of Colleges of Nursing) essential framework 개정을 통해 간호학사교육에서 간호실무자(nurse practitioner, doctor of nursing practice) 교육에 이르는 학습자 중심의 역량 기반 교육체계를 명확히 설정하여 간호교육 연구 또한 교육과정 설계, 평가 루브릭 개발, 실습 기반 역량 검증, 간호사의 리더십, 정보 활용 능력 등 실천적으로 측정 가능한 성과 중심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19,
20].
일본의 간호교육 연구는 전통적으로 임상실무 적응과 직무수행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둔다는 점은 국내 연구 동향과 유사하지만, 고령사회와 지역사회 중심간호라는 정책에 따라 ‘지역포괄케어’에 대한 간호교육 역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와 차별되는 점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일본은 임상간호역량모델을 기반으로 현장 중심의 교육 내용을 체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평가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일본 간호교육 연구는 실천지식과 암묵지(tacit knowledge)를 강조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 학생의 체험 기반 학습, 반성적 사고, 내면화 과정을 통한 질적 연구가 두드러지며, 시뮬레이션 교육, 다학제 협력 실습, 윤리적 딜레마 학습 등 다양한 방면의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21].
유럽의 간호교육 연구 동향을 살펴보면, 팬데믹 이후 비대면 교육이 활발해지며 간호교육의 유연성과 간호사의 역량 강화를 강조한 점이 주목할 만하였다. 특히
BMC Medical Education 저널에 발표된 연구[
22] 결과에 의하면, 팬데믹 이후 유럽 9개국의 간호학부 과정에서 임상 실습 대체 방안으로 온라인 시뮬레이션과 디지털 기반 교육이 적극 도입되었으며, 보건의료시스템에 대한 구조적 이해가 교육과정에 포함되며 간호사의 문제해결능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음을 알 수 있다[
22]. 이외에도 유럽의 간호교육은 간호사들이 임상기술 습득을 넘어서 보건 형평성, 사회적 책임과 근거 기반 실무 등 복합역량을 함양하도록 교육 내용의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3].
한국의 의학교육 연구의 주제를 탐색하기 위해 실시된 연구 결과를 보면, 의학교육에서도 교수자와 관련된 주제어들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의 결과와 유사하였다. 교육의 전반적인 운영은 교수의 역량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변화하는 교육 방법과 평가 등에 대하여 교수자 역량 강화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연구에서 나타난 주제군은 학생, 교수평가, 교육 방법, 교육과정 등을 일부 포함하고 있어 본 연구 결과와는 차이가 있었다. 한국 의학교육 저널은 교육학적 접근법을 빌려 의학교육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였다고 본다. 본 연구 대상인 한국간호교육학회지는 대상자가 임상간호사 혹은 간호학 교수자로 교육 방법, 교육과정 등 간호교육에 중점을 둔 연구보다 직무적 성격이 강한 연구를 주로 시행해오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24].
한편, 2007년도에 게재된 논문을 대상으로 본 학회지의 연구 동향을 분석한 선행 연구[
25]에서는 연구 대상자를 간호학생에서 다변화하여 다양한 대상자를 포함하는 간호교육 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이번에 실시한 연구 동향 분석 연구를 통해 최근 10년간의 간호교육 연구가 임상간호사의 실무역량, 임상 적응력 및 의사소통 등 유사한 주제에 집중하고 있으며 연구 대상도 여전히 간호학생 위주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위의 예시로 든 국가들의 간호교육 비교에서 드러나듯이, 국내의 간호연구자들이 간호교육 전반에 대한 교육과정 및 이론적 논의보다 임상 현장과 관련된 실무적 요구와 직무수행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간호학이 실용적 특징과 실무 중심 전문직이라는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교수자의 역량 강화와 교육과정의 발전을 위해 교육학적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교육이 학습자 중심의 교육, 역량 기반 교육으로 전화되는 시점이므로 교수자의 교육철학, 교수학습전략, 교육역량에 관한 연구도 활성화되어야겠다. 이는 간호교육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미래보건의료 환경에 적합한 전문 간호 인재 양성의 기반을 다지는 기초가 될 것이다.
또한, 최근 간호 현장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확산, AI (artificial intelligence) 기반 임상 의사결정 시스템 도입 등 정보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간호학생의 정보문해력 및 정보 활용역량 강화가 필수적인 교육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26,
27]. 특히 간호사는 임상 정보를 해석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환자 맞춤형 간호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 고도의 정보처리 능력을 요구 받는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간호교육에서도 간호 정보학 기반의 교육과정 개발, EHR (electronic health record) 시뮬레이션, 데이터 기반 간호 의사결정 훈련 등의 정보역량 강화 교육이 더 체계적으로 도입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컴퓨터 활용 능력을 넘어 정보기술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다양한 임상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정보역량(clinical information literacy)을 갖춘 간호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28]. 더불어 보건 형평성, 다문화 간호역량 등 사회구조적 문제를 교육적 맥락으로 통합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며, 이와 관련된 간호 정책, 윤리교육 연구 등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10년간의 연구 동향을 통해 볼 때 국내의 고령화 상황에 맞추어 지역사회 중심간호나 고령자 돌봄 관련 교육에 관한 연구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나 이에 향후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
29].
본 연구는 전통적인 서지 계량적 접근에서 벗어나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과 토픽모델링이라는 기법을 통해 간호교육 연구의 구조적 특징과 주제를 정량적 및 시각적으로 분석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최근 10년간의 연구 동향을 파악하여 최근 간호교육의 흐름과 경향을 조망하였다는 장점이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국내 간호교육의 현주소를 알려주고 향후 연구가 발전할 방향을 제시하였으며, 국제적 비교를 통해 국내 간호교육의 위치를 조명하여 비교 연구적 가치를 지닌다.
본 연구는 한국간호교육학회지에 2015년부터 2024년까지 게재된 영문 초록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제한이 있다. 이는 간호교육 관련 국내 전체 연구를 포괄하지 못하고, 특정 학술지의 경향성만을 반영할 우려가 있다. 영문 초록만을 분석하였기 때문에 논문의 전체 내용에 담긴 복합적 의미나 연구 맥락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크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학술지를 포함하고, 논문의 본문 전체를 기반으로 한 다층적 텍스트 분석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사회 간호 및 고령자 돌봄 교육, 교수자의 교육역량에 관한 연구 등 현재 간호교육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영역을 보다 적극적으로 조명해야 할 것이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를 통해 간호교육 연구 동향은 전통적인 실무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의 역량 기반 교육으로 점진적 전환되고 있으며, 이는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와 임상 현장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간호교육학회지의 간호교육 연구가 실무 적응과 직무역량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향후 교수자 역량 강화, 교육과정 설계 및 평가 등 교육학적 접근이 강화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확산과 고령화 등 보건의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정보역량, 지역사회 간호, 다문화 간호와 같은 새로운 교육 영역에 대한 연구도 확대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교육적 · 정책적 제언을 할 수 있다. 첫째, 핵심역량 기반 간호교육의 지속적인 확대와 평가도구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임상실무역량, 의사소통 능력, 감성지능과 같은 정서 · 사회적 역량을 포괄하는 교육과정의 설계와 실행이 요구된다. 둘째, 학생의 정신건강을 고려한 통합적 교육지원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고위험군 학생을 위한 조기중재 프로그램, 멘토링 시스템, 심리상담 연계 등의 체계화가 필요하다. 셋째,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응하는 교수자의 정보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넷째, 교육철학, 교육과정 설계, 공정한 평가역량을 함양하는 교수학습역량 강화 연구가 필요하다.